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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 마케팅이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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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닐 때 마케팅 수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재방문이 많은 가게가 진짜 경쟁력 있는 가게다.”

 

그때는 그냥 시험에 나올 법한 마케팅 이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손님이 한 번 왔다가 다시 찾아오는 것.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직접 소비를 하다 보니, 그 말이 생각보다 꽤 현실적인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나는 이상하게 매주 목요일만 되면 같은 음식을 주문한다.

 

바로 우삼겹 고추장 짜글이.

 

벌써 세 번째다.

 

처음에는 그냥 궁금해서 시켰다.

 

그런데 한 번 먹어보니 괜찮았다.

 

그리고 두 번째 주문할 때는 이미 맛에 대한 기억이 있었다.

 

‘지난번에 괜찮았는데, 오늘도 이거 먹을까?’

 

그렇게 다시 주문했고, 세 번째가 되니 이제는 목요일만 되면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다.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우삼겹 50g을 추가로 준다.

 

사이즈업을 해도 가격이 상당히 착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작은 것들이 은근히 크게 다가온다.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괜찮은데?”

 

맛도 괜찮은데 가격까지 합리적이고, 서비스도 하나 더 얹어준다.

 

그러면 굳이 새로운 곳을 찾아 모험할 이유가 줄어든다.

 

결국 다음번에도 자연스럽게 같은 곳을 누르게 된다.

 

생각해보면 재방문이라는 게 이런 것 아닐까 싶다.

 

엄청난 감동을 줘야만 다시 찾는 게 아니라,

 

다음에도 실패하지 않을 것 같다는 믿음.

 

그리고 거기에 작은 만족 하나가 더해지는 것.

 

그게 쌓이면 단골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재방문을 이야기할 때 첫 경험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접했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은 의외로 오래간다.

 

처음 먹었을 때의 맛.

 

처음 봤을 때의 느낌.

 

‘어? 이런 것도 있네?’

 

라고 생각했던 순간.

 

그런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꽤 오래 남는다.

 

나에게는 밀면이 그랬다.

 

한때 한 밀면집에서 한 달에 평균 열 번 정도 주문했던 적이 있다.

 

사실상 거의 단골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집의 고기 고명이 단종되고 육전 고명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먹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나에게는 꽤 큰 변화였다.

 

육전이 육수에 스며들면서 밀가루 향이 전체적으로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좋아했던 그 밀면의 맛과는 조금 달랐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서운했다.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더 먹어봤다.

 

혹시 내가 예민하게 느낀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다음에 주문했을 때도 똑같은 고명이 올라왔다.

 

그 뒤로 지금까지 약 1년이 넘도록 그 집에서 밀면을 주문하지 않고 있다.

 

그 집이 맛없는 집이 된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했던 그 집의 모습이 사라진 것에 가깝다.

 

반대로 이후에 발견한 또 다른 밀면집은 첫 만남부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기는 고기 고명 대신 명태회 무침을 올려준다.

 

처음 음식을 열었을 때부터 조금 신선했다.

 

‘밀면에 명태회 무침이라니?’

 

그런데 먹어보니 재미있었다.

 

묘하게 함흥냉면을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 첫 경험이 꽤 강하게 남았다.

 

그리고 그 맛이 반복되는 주문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밀면이 먹고 싶으면 자연스럽게 그 집부터 생각난다.

 

결국 한쪽은 변화 때문에 내가 떠났고, 다른 한쪽은 첫 경험 때문에 내가 머물게 된 셈이다.

 

이런 걸 생각하다 보면 재방문이라는 개념이 음식점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유흥업소도 결국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인상이 좋았는지.

 

내가 기대했던 것과 실제 경험이 잘 맞았는지.

 

그리고 두 번째 방문을 했을 때도 첫 번째와 비슷한 만족감을 느꼈는지.

 

여기에 가격이나 서비스, 응대, 분위기 같은 것들이 하나씩 더해진다.

 

특히 사람을 상대하는 업종에서는 음식점보다 오히려 재방문의 이유가 더 복잡할 수도 있다.

 

단순히 ‘좋은 시간이었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편했다.’

 

‘나를 기억해주는 것 같았다.’

 

‘대화가 잘 통했다.’

 

‘다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지난번처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감정들이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한 번 방문한 손님을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첫 방문에서는 호기심이 손님을 데려올 수 있다.

 

배너 광고를 보고 올 수도 있고, 누군가의 추천으로 올 수도 있고, 단순히 그날 우연히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방문부터는 손님 자신의 선택이다.

 

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가 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관계에 가까워진다.

 

물론 반대로 한 번의 경험 때문에 손님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내가 좋아했던 밀면의 고명이 바뀐 것처럼,

 

작은 변화 하나가 기존 손님에게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유흥업소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험이 중요한 곳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처음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설렘으로 방문하지만,

 

다시 찾아가는 순간부터는 그 사람과의 이전 경험을 다시 만나러 가는 것이 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단골’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

 

단골은 단순히 자주 방문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선택지가 있음에도 굳이 다시 그곳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맛일 수도 있고,(음식점 기준)

 

가격일 수도 있고,

 

서비스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고,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떤 특별한 경험일 수도 있다.

 

어쩌면 좋은 가게와 좋은 업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첫 방문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방문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세 번째 방문부터는 더 어렵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계속 다시 찾아온다면,

 

그건 그 사람이 단순히 돈을 쓰러 온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느꼈던 자신의 경험을 다시 확인하러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마케팅 수업에서 들었던 그 말이 조금 다르게 들린다.

 

“재방문이 많은 가게가 경쟁력이 있는 가게다.”

 

결국 손님이 다시 찾아온다는 건,

 

그 사람이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고,

 

다음에도 그 시간을 다시 보내고 싶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어쩌면 가장 좋은 가게란,

 

손님이 ‘다시 가야지’라고 굳이 결심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또 그곳을 찾게 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매주 목요일이면 우삼겹 고추장 짜글이가 생각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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