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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주(Mariage)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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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마리아주(Mariage)’라고 하면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떠올린다.

하지만 조금 더 넓게 생각해 보면, 마리아주는 단순히 와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정말 완벽한 요리라면, 과연 곁들이는 음료가 필요할까?

여기서 말하는 음료는 와인이나 소주뿐만 아니라 맥주, 막걸리, 탄산음료, 커피처럼 우리가 음식과 함께 마시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정말 그 음식 자체만으로 완벽하다면 굳이 다른 무언가를 곁들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히려 셰프들은 메뉴를 구상할 때 음식 자체의 완성도만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을 먹고 난 뒤 입안에 남는 맛, 음식의 짠맛과 기름기, 향과 식감, 그리고 그것을 씻어내거나 보완해 줄 한 잔의 음료까지.

어쩌면 음식에 일부러 ‘2%의 여백’을 남겨두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 바로 곁들이는 음료이고, 음식과 음료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하나의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마리아주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흔히 와인이나 샴페인을 곁들이는 다이닝에서 많이 이야기하지만, 꼭 고급 요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너무나 익숙한 마리아주가 있다.

김치찌개를 먹으면 괜히 소주 한 잔이 생각나고,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에는 맥주(나는 소주파) 한 잔이 당기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파전이나 부추전에 막걸리 한 사발이 떠오른다.

이건 단순히 술을 좋아해서 생긴 습관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짜고 얼큰한 김치찌개의 맛을 소주가 정리해 주고,
기름진 삼겹살의 풍미를 맥주가 씻어주고,
바삭하고 고소한 전의 맛을 막걸리가 부드럽게 이어준다.

서로 다른 두 가지가 만나면서 각각의 맛이 조금씩 달라지고, 혼자였을 때보다 함께했을 때 더 좋아지는 것.

그것이 바로 마리아주가 아닐까.

어쩌면 세상에 완벽한 요리만 존재했다면 이런 음료 문화도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음식에 조금의 여백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 빈자리를 채울 무언가를 찾았고,

그렇게 음식과 술이 만나고,
음식과 커피가 만나고,
음식과 탄산음료가 만나면서 수많은 조합이 만들어졌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완벽하지 않은 한 끼에
나만의 완벽한 짝을 하나 붙여본다.

오늘 주문한 메뉴는 우삼겹 짜글이.

그리고 그 옆에는 역시,

소주 한 잔.

어쩌면 오늘의 마리아주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 사진은 먹다 남은 음식을 올리면 오히려 불쾌하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도쿄에서 제가 마셨던 그랑크뤼 와인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샤또 무통 로칠드, 샤또 오 브리옹)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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